1. 영화의 줄거리
이 영화는 소중한 가족 중 한명이 먼저 세상을 떠난 아픔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라면 간절히 꿈꿔봤을 이야기이다.
극 중에서는 죽은 엄마가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와 잠시 머물다 비가 끝날 때 다시 떠난다는 스토리이다.
일본의 한 시골마을 우체국 직원으로 일하며 홀로 아들을 키우는 타쿠미는 1년 전 병으로 사랑하는 아내 미오를 잃었다.
미오와의 사이에는 유유지라는 어린 아들이 있었는데 타쿠미는 하나뿐인 아들 유우지와 둘이 살면서 서툴지만 식사를 준비해 먹이고 빨래를 널고 나름 최선을 다하며 엄마의 몫까지 1인 2역을 하고 산다.
안그래도 엄마 없이 아빠와 아들 둘만 보고 있자면 애처로운 부자인데 타쿠미는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극심한 긴장과 불안을 느끼는 공황장애까지 앓고 있어 참 여러모로 안타까운 부자이다.
아직 엄마의 사랑과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 유우지는 엄마를 무척이나 그리워 하면서도 한가지 이상한 희망을 안고 살아간다. 그것은 엄마가 죽기 전 남긴 동화책의 마지막 문장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비의 계절이 오면 돌아올게."
현실성이 전혀 없는 허황된 말이지만 어린 유우지는 그 말을 꼭 믿었다. 그리곤 비를 기다리며 테루테루보즈 인형(비가 멈추길 기원하며 매다는 일본의 인형)을 거꾸로 매달아 두고 비가 오길 기원했다.
비의 계절에 돌아온다던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고 장마철이 시작될 즈음, 타쿠미와 유우지는 동네의 폐가를 산책한다. 이 곳은 그동안 자주 놀이터삼아 왔었던 곳이었던 듯 하다. 유우지가 이 폐가를 돌아보며 놀고 있을 때 한쪽 구석을 바라보곤 놀라 얼어붙게 된다.
그토록 보고싶던 엄마가 웅크리고 앉아있었기 때문이다.
장마가 시작될 무렵, 비와함께 그렇게 엄마 미오가 돌아왔다. 하지만 미오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했다.
사랑하는 유우지와 타쿠미, 그리고 자신까지도 말이다.
타쿠미와 유우지는 놀랍고 반갑고, 기쁜 마음에 미오를 집으로 데려오지만 기억이 없는 미오에게 당장 엄마노릇을 부탁할 순 없었다. 대신 하나씩 차근차근 기억을 되짚어 주었다. 미오가 자기 자신부터 천천히 찾아갈 수 있도록.
타쿠미는 먼저 자신과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언제 어떻게 만났고 결혼을 했으며 유우지를 낳게 되었는지 설명해주었다.
둘은 학창시절부터 서로를 오랫동안 좋아해오던 첫사랑 사이였다. 바보같을 정도로 서로만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성인이 되었고 결혼해 가정을 이루었다. 첫사랑과 결혼에 골인해 사랑스러운 아이를 낳고 행복만이 펼쳐질 줄 알았는데 미오가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다는 것 까지 알게 되었다.
그렇게 타쿠미 덕분에 기억을 회복한 미오는 타쿠미와 새롭게 사랑을 하게 되고 아내로써, 유우지의 엄마로써 행복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영화가 끝으로 달려갈 때 쯤, 타쿠미는 미오의 일기장을 보게 되면서 죽은 미오가 왜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왔는지 알게 된다.
죽음 이후 1년만에 폐가에서 다시 만난 미오는 세상을 떠날 당시의 미오가 아닌, 20살의 미오였고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가 20살의 두사람은 서로 만남이 엊갈렸고, 미오가 타쿠미를 향해 서둘러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된다. 이 때 미오는 타임슬립을 겪어 29살의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는데
그것은 타쿠미와 가정을 꾸리고 사랑하는 아들 유우지와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병을 얻어 곧 죽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미오는 자신의 미래를 선택 할 수 있었다. 타쿠미와 만남을 피한다면 이른 나이에 죽음을 맞지 않아도 됐지만
미오는 타쿠미와의 사랑을 선택했다. 자신이 일찍 죽게 될지라도 타쿠미와 유우지를 선택한 것이다.
이 모든것을 기억한 미오의 일기 마지막장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타쿠미, 유우지. 나를 기다려 주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6주간의 장마가 끝이나고 이별을 직감한 미오는 6주 전 자신이 나타났던 그 폐가로 유우지와 타쿠미를 데리고 간다.
무릎을 꿇은 채 유우지의 작은 손을 두손으로 꼭 붙잡고 아빠와 건강하게 잘 지낼것을 당부한다.
비록 지금 잠시 헤어지지만 다시 만날거니까 너무 슬퍼하지말고 씩씩하게 잘 지내라고.
비의 계절에 돌아온다던 엄마가 정말 돌아왔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떠나며 다시 만날거라고 한다.
유우지는 엄마가 약속을 지켰기에 엄마의 말을 또 믿고 씩씩하게 이별한다.
그렇게 엄마는 사라졌고
타쿠미와 유우지는 다시 힘을 내서 일상을 살아간다.
꿈같았던 비의 계절을 뒤로한채... 다시 한발짝 한발짝 나아간다.
2. 영화의 볼거리
잔잔하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스토리 만큼이나 수채화같은 영상이 영화에 한껏 몰입하게 만든다.
깨끗하고 맑은 빗물을 표현하며 순수한 사랑을 잘 표현하였다.
또한 배우들의 캐스팅, 극중 인물에 대한 연기가 아주 잘 어우러졌는데
순박하고 진실한 남편 타쿠미역의 나카무라 시도는 이 이상의 캐스팅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물을 잘 표현하였다.
여주인공 미오 역의 다케우치 유코 또한 안정된 연기력으로 혼란스러운 타임슬립 설정을 설득력 있게 잘 연기하였다.
실제로 이 두사람은 지금 만나러 갑니다 촬영으로 인해 연인으로 발전하여 결혼까지 했다.
그만큼 진실한 마음으로 깊이 사랑을 느끼며 연기했기에 영화에 더 잘 몰입할 수 있었고 진정성 있게 표현되었던 것 같다.
3. 총평
일본의 로맨스 영화는 대개 아주 순수하고 슬프다. 청순가련형 로맨스 영화라는 표현이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타임슬립 주제도 흥행했던 일본 로맨스 영화에서는 자주 쓰였던 소재이지만 이 영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작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과 가족애까지 연결하여 잘 표현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주인공이 죽지 않고 그대로 같이 살았다면 해피엔딩이었겠지만 자신의 죽음을 알면서도 사랑을 택한 용기가 여운을 더 길게 이어간다. 이처럼 뻔하지 않고 신선하면서도 진한 감동까지 있으니 명작이라 할 만 하다.